‘상떼힐, 샌드파인, 제이드 팰리스, 엘리시안…’ 최근에 바뀐 골프장들의 명칭이다.

국내 골프장들의 형이상학적 명칭붙이기가 유행이다. 마치 최근 성행하는 고급 아파트단지의 이름과도 흡사하다.

전북 익산의 익산CC는 최근 ‘상떼힐익산CC’로 이름을 바꿨다. 지난해 말 성원건설㈜에서 인수한 상떼힐익산CC는 그동안 진행한 CI작업을 마무리, 로고변경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본격 재정비에 나섰다.

프랑스어로 건강이라는 뜻의 ‘상떼(sante)’는 성원그룹의 대표 아파트 브랜드 ‘상떼빌(santevill)’에서 따온 것으로 ‘웰빙골프장’을 강조하고 있다. 상떼힐익산CC는 골프장 명칭 변경과 함께 그동안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후화된 시설물 개보수 등을 추진하고 있다.

㈜승산레저의 경포GC는 골프장 명칭을 ‘샌드파인GC’로 정하고 지난 8일 호텔 현대경포대 다이아몬드홀에서 새로 제정한 CI를 선보였다.

골프장 관계자는 “강원도 경포의 소나무 숲과 모래사장이 연상되면서도 경포의 자연경관을 살리며 고급이미지를 나타내는 이름으로, 특히 국제적 이미지를 담아내는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경포GC는 지난 94년부터 두산기업이 추진했었지만 자금난 등으로 지지부진하자 지난해초 ㈜승산레저가 사업권을 인수했다. 내년 하반기 개장 예정으로 현재 40%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한화그룹이 강원도 춘천에 공사중인 춘천한화골프장도 지난해 골프장 이름을 ‘제이드 팰리스’로 변경했다. 주변지역이 옥으로 유명하다는 점에 착안해 ‘보석궁전’을 골프장 간판으로 내세운 것.

특히 제이드 팰리수는 소수정예 회원제의 최고급으로 운영한다는 방침과 함께 국내 최고가 회원권을 분양한다는 계획이 골프장 명칭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이른바 부의 상징으로 대변되는 서울 도곡동의 ‘타워팰리스’아파트의 효과를 골프장으로 이어간다는 계산도 깔렸다.

LG건설은 북제주군에 공사중인 골프장 명칭을 이상향과 최상의 행복을 뜻하는 ‘엘리시안’으로 바꿨다. 역시 북제주군에 건설중인 ‘블랙스톤’은 ‘완벽한 이상체를 만들기 위한 현자의 돌’이라는 뜻을 골프장 명칭에 붙였다.

국제화시대를 맞아 몇년전부터 골프장 명칭도 외국어 도입 바람이 부는 가운데 종전까지만해도 ‘밸리’, ‘힐스(힐)’, ‘레이크’ 등의 합성어가 주를 이뤘던 것과 비교하면 골프장 명칭도 새로운 차원을 맞고 있는 셈이다.

골프장은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고액의 회원권을 분양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시설 못지 않게 ‘최상·최고’, ‘고품격’, ‘귀족’, ‘낙원’등의 이미지를 포함한 명칭을 선호하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