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등산, 낚시 南으로 南으로…

( 매일경제신문, 2004년 4월10일 )

-서해안 고속도로에 이은 경부고속철 개통으로 '서해~충청~전라권' 레저밸리가 급부상하고 있다.

-충청권의 '레저 메카' 시화호 간석지에는 440만평 규모 레저전문단지가 조성된다. 국토연구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 6개 기관이 올 초부터 추진하고 있는 '시화지구 장기종합계획' 구상이다.

-440만평이면 용인 에버랜드 단지의 12배가 넘는 규모다. △8~10개가 넘는 골프장 △해양리조트(마린리조트)단지 △레저용품 생산 연구단지(40만평) △국제자동차경기장 △실버타운 등 첨단 관광레저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태안군은 올해 안에 250실 이상 대형 숙박시설을 3곳 이상 건립할 계획이다. 서산간척지 인근에도 오는 2005년까지 700실 규모 대형 리조트 시설이 들어선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서해안영농조합(대표 전승근)은 600억원 예산을 책정해 용지 물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일성레저산업도 소원면에 261실 규모 콘도미니엄을 세우기로 하고 태안군과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중이다.

-전라도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전남 광양만 일대에는 72홀 규모 골프장을 포함해 300만평 규모 대규모 레저타운이 들어선다. 여수시청 관계자는 "2013년까지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로 10만 6000명 정도 고용창출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며 "주5일 근무 특수를 앞두고 있는 데다 외국인 투자유치 등 부가가치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 도와 시에서도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 대기업도 속속 진출＝대기업들도 속속 투자에 가세하고 있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대한전선. 전라북도 무주리조트의 대주주인 대한전선은 경부고속철 개통으로 새롭게 뜨고 있는 전라~충청밸리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가속도를 밟고 있다. 대한전선은 최근 르네상스 인터내셔널 아시아퍼시픽 부사장 출신인 류퀴파씨를 무주리조트 사장으로 선임하는 등 외국계 전문가에게 경영 일체를 맡겼다.
-지난해 용평리조트를 인수하면서 레저산업에 뛰어든 통일그룹은 전라밸리 선점 에 무게를 두고 있다. 통일그룹 관계사인 주식회사 일상은 전라남도 여수시 장수리 일대에 에버랜드 면적의 10배에 달하는 300만평 규모 관광레저 위락단지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골프장에는 클럽하우스를 신축하고 5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골프장 규모도 현재 18홀에서 9홀을 추가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단계로는 27홀 규모 골프장과 콘도, 호텔 등 레저 기반시설을 갖추고 2단계로 에버랜드와 같은 초대형 놀이동산시설을 건립한다는 구상이다.

-회사 관계자는 "100만평 이상 용지를 확보하고 여수시 전라남도와 구체적인 계획안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 강원 레저밸리 '초긴장'＝강원지역은 고속철 개통으로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강원 지역의 가장 큰 매력은 수도권과 가깝다는 것. 하지만 경부ㅎ호남 고속철 개통으로 전국 3시간 생활권 시대가 열린 데다 총선 이후 행정수도 이전이 가속되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골프장 12개가 새로 생겨도 공급과잉으로 인한 '개점휴업'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레저활동의 축이 서해~충청~전라권으로 확산된다는 것은 강원지역 레저산업이 상대적으로 위축되거나 정체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레저 마니아들의 욕구가 다양해지고 있는 것도 강원 레저산업 성장에 암초가 되고 있다. 강원지역은 '강원도＝휴가지'라는 인식이 박혀 있어 대다수가 이미 방문한 경험이 있다. 따라서 새로운 레저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서 소장은 "강원지역은 레저산업의 중심축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점을 인지하고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