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 입문한지 겨우 3년정도, 하지만 얕보지마라 누군들 처음부터 잘 쳤는가. 나도 충실히 연습하고 배우면 내가 바라는 목표에 도달하겠지. 물론 골프에 혼신의 힘을 쏟는다는 것은 아니다. 내 삶을 윤택하게 하는 요소로 받아들이겠다는 말이다. 취미로 말이다. 인생에 있어서 취미가 없는 삶은 얼마나 삭막할까? 하지만 취미활동이건 뭐건 손을 댔으면 최선을 다하는 것도 또 다른 삶의 방식이 아니겠는가? 더 노력해야지.’ K골퍼의 다부진 각오다.

11. 베스트 스코어를 만들겠다
94타. 골프방귀께나 뀐다는 사람에게는 챙피해서 내놓지못할 베스트 스코어. 이젠 '9'자 시대를 탈피해야할 구력인데도 아직 '9'자를 깨지 못하고 있으니 이것이 골프 팔자인지 개 팔잔지. 한타라도 깨자 올해는 여기서만 머물러 있을 수만은 없다. 같이 시작한 친구녀석은 벌써 '8'자까지 그리고 있는데 이거 자존심이 상해서 말야. 올해는 남몰래 노력해서 '8'자까지는 못 가더라도 작은 '1'자까지는 그려볼 참이네

12. 친구녀석을 골프에 입문시켜 동반자로 만들겠다  
부랄 친구 녀석이 있는데 샌님이 되어 골프와는 아예 담을 쌓고 살고 있다. '난 골프에 취미없네. 자네나 열심히 즐기게'하고 냉소적이다. 자아씩 그만하면 직책도 있고 경제력도 있고 나이도 들어 클럽도 잡을만 하다고 보는데도 막무가내다. 이거 짝이 안맞아 맨날 다른팀과 조인하려해도 힘들고 그렇다고 마음이 맞는 사람도 드물고 해서 애를 먹거나 원활한 플레이가 안되고 있는데. 녀석만 끌어들이면 딱 4명으로 1명이 일이 생겨 빠지더라도 아쉽지만 1팀은 만들수 있는데 말이다. 그리고 녀석은 문학을 하는 놈이라 글을 쓰더라도 골프이야기를 쓸 수 있을거고 인생의 폭을 넓히면서 디테일하게 쓸 수도 있지 않은가. 무엇보다도 골프의 속성을 좀 더 올바르게 피력할 수 있을 것 같아 녀석을 꼭 골프에 입문시키려고 한다네. 내가 쓰던 클럽을 벌써부터 안겨주었는데 아직 등록을 안고 있으니..

13. 공터치, 알까기 좀 줄여야지요  
골프하는 사람치고 속이기의 유혹에 넘어가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왜냐하면 골프는 자신이 플레이어이자 심판원이기 때문이다. 공이 수풀속이나 벙커에 들어갔으면 얼마든지 공을 건드려 좋은 장소로 몰래 옮겨 놓을 수도 있고 공을 찾지 못했을 때는 호주머니에서 새 공을 슬쩍 꺼내 알까기를 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이런 유혹을 이겨내야 한다. 물론 한타에 엄청난 내기돈이 걸려 있으면 그런 유혹은 더 커진다. 심지어 수풀속에서 자신의 공을 찾다가 남의 공을 발견하면 일부러 발을 꾹 눌러 버리기까지 하는 심보는 많다. 그 많은 플레이어들을 그 넓은 코스를 돌며 일일이 다 관리할 수가 없는게 골프게임이다. 그런만큼 본인의 양심에 호소할뿐이다. 속이지 않는다는 점을 전제되지 않으면 골프게임은 성립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럴바에야 골프게임을 할 가치가 없어진다. 골프게임은 서로 속이지 않기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형성되는 법이다. 한 사람이 만약 속이게 되면 나머지 모든 사람은 희생이 되기 대문에 정식 경기에서는 큰 범죄행위가 될 수도 있다. 룰을 어겼을 때는 1∼3타 정도의 패널티를 먹지만 매너를 어겼을 때는 실격이 되는 가혹함이 가해진다는 것은 그만큼 속이기에 대한 경계도 되고 그런 사례가 빈번하다는 역설도 된다. 아무리 친선게임이라할지라도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엄숙히 룰 매너를 지키는 그들에게 피해의식은 주지 말아야겠다고 새해엔 맹세하겠다.

14. 비거리만 늘리지 말고 정확성도 노립시다  
장타의 꿈은 모든 골퍼의 바램이죠. 레슨코치를 바꾸고 클럽을 바꾸고 연습장을 바꾸고 눈물겨운 노력들을 한다. 남들이 자신보다 조금이라도 멀리 나가면 비교치의 함정에 빠져 허우적거리는게 한국골퍼들의 속성인가보다. 가장 민감하고 배를 아프게 하는 부분이다. 한국골퍼들은 뭔가 거대컴플렉스가 잠재하고 있는가 보다. 물론 성에서 비롯되는 건데 골프쪽으로 전이되고 있는듯 하다. 남들보다 '좀 더 정확히'라는 지향목표보다는 'OB가 나도 좋다 남들보다 좀 더 멀리 나가야 한다'는 거리컴플렉스가 작용하고 있다. 그것은 거대한 것이 강하고, 멀리가는 것이 힘이 강하고, 오래가는 것이 우월하다는 남성논리를 그대로 맹목하는 신조에서 추출되어 나오는 현상이리라. 상대방보다 좀 더 멀리 나가면 속으로 우쭐거리고 우의에 섰다는 쾌감을 갖게되고 대신 거리에서 뒤쳐지면 위축되는게 한국골퍼들의 심리상태인 듯 하다. 그러다보니 그 사람의 기량은 인정하기는 싫고 자신의 실수나 아니면 채를 바꿨더니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또는 상대방의 유명채 탓이지 뭐 하고 빈정되며 다친 자존심을 상쇄시키려는 본능이 강하다. 비록 조금 더 멀리간다고해서 전체적으로 잘 친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좀더 거리를 보내 놓으면 남들 치는 것 다 지켜보고 나서 최후로 친다는 쾌감과 다음단계에서 좀더 정확성을 노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도 프로정도에서나 가능하지 겨우 골프를 즐기는 아마추어차원에서는 별로 변별력도 있는게 아닌데도 말이다. 그러고 보면 정확성에 대한 콤플렉스가 오히려 장타를 지향하는 쪽으로 전환되고 있는 듯하다. 모든 코스가 장타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골프는 정확한 샷이 전제로 돼야 한다. 장타가 필요한게 아니라 짧고 정확한 타구가 필요한 숏홀이 4개나 되고 미들홀이 10개나 된다. 또 어프로치 샷은 좀 많은가. 적소적타가 필요하다. 각 홀의 특징과 요구에 따라 잘 응해야 멋진 스코어가 나오는 법이다. 장타보다 때로는 짧은 샷이 필요하고 유리할 때도 얼마든지 있다.이 점을 간과해버리고 장타만 원한다면 골프를 총체적으로 보지 못한다는 증거다.
새해는 좀 더 정확성을 기하는데 노력해야겠다.